남유빈 (Yoobin Nam)
2010 Fulbright FLTA Program
Boston University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저는 2010년도 8월부터 2021년도 5월까지 2학기 동안 Boston University 에서 FLTA로 일했습니다. 영어 교사로 교직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방학 때 참여했던 한 영어 연수에서 풀브라이트의 장학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학교로 오는 공문을 매일 체크하면서 기회를 만나길 기다렸습니다. 교육청의 배려로 청원휴직을 신청하고 드디어 2010년 8월 FLTA 활동 시작 전에 Stanford University의 Orientation에 4일 정도 참여했습니다. 가기 전에 BU의 한국어 프로그램 담당 한국인 교수님과 미리 메일을 주고 받으면서 보스턴 생활을 어느 정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학교 내의 대학원 기숙사는 수요가 부족하여 하버드 스퀘어 근처의 한국 여학생들과 함께 지내는 아파트의 방을 찾게 되었습니다. 또 영어 교사로 한국어를 가르쳐본 경험이 없기에 출국 전 이화여대의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 과정을 이수하였습니다. 한국어를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로 바라보고 수업 시연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 도움이 되었습니다.
보스턴 대학의 경우 한국어 프로그램 아래 한국어 전임 강사와 시간제 강사 두 분이 일하고 계셔서 저는 수업을 많이 하지는 않고 정말 조교로서 학생들을 개별적으로 지도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습니다. 한국어 수업을 할 때는 미국 학생들도 외국어에 대한 어려움과 장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말하기를 좋아할 것 같던 학생들도 한국어 말하기는 부끄러워했습니다. 모든 언어교육에서 필요한 것이 이런 감정적 장벽을 낮추는 것이라는 생각을 그 때 다시 한 번 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도에는 12명의 선생님들이 FLTA로 미국의 다양한 문화를 체험하고 한국어를 가르쳤는데 2010년 겨울에 워싱턴 D.C.에서 그 해 모든 나라의 FLTA들이 3박 4일간 호텔에서 같이 지내면서 서로의 문화를 소개하고 다양한 수업을 접해본 경험도 잊을 수 없습니다. 한국팀은 부채춤을 준비하였고 한국문화를 소개하는 부스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모두 한복을 입고 부채춤을 같이 연습하고 박수를 받았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또 힐러리 클린턴이 국무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었던 때여서 모든 FLTA는 엄격한 보완을 통과해서 국무부 시청각실에서 긴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힐러리 장관이 단상에 올라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모두 기다림에 지쳐있다 환호성을 질렀습니다. 그녀는 풀브라이트 상임위원과의 만남을 얘기하면서 교육을 통한 문화 교류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 번 강조하였습니다. 저의 인생에서 잊을 수 없는 소중한 순간이었습니다.
보스턴 대학에서 청강했던 수업은 언어학, 미국문화, 영어교육 대학원 수업 등이 있습니다. 특히 야간에 있던 대학원 수업에서는 미국 초등학교 ESL 수업을 참관할 수 있어 영어 교사로서는 참 뜻깊은 기회가 되었습니다. 보스턴 대학교 근처의 한 초등학교에 이민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한국 학생 2명을 위해 ESL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다양한 교구와 자료 또 친절한 선생님과 함께 진행되는 수업을 통해 진정한 영어교육의 한 면모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인 수강생을 보시고 몇몇 교수님들을 연구실로 초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선진국의 교육 수준을 알 수 있었고 배움에 소외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에게 먼저 기회를 제공하는 모습은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서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를 통해 미국 교육과 문화를 경험하고자 하시는 모든 분들께 격려와 희망의 메시지를 드리고 싶습니다. 인생에서 그 어느 것 하나 가치 없는 경험은 없지만 풀브라이트 장학 재단을 통해 만나는 경험은 여러분 인생에서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꼭 도전하시고 경험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