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규 (Yang Gyu Kim)
2014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Florida International University, International Relations (PhD)
저는 직장을 다니면서 박사유학을 준비했습니다. 이 때 가장 부담되었던 것은 시간적·재정적 압박감이었습니다. 퇴근이후 시간을 쪼개어 유학준비를 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었지만, 박사유학 과정에서 동반하는 가족들의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원할 수 있는 국내 여러 장학재단을 알아보고 지원하게 되었고, 감사하게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박사학위 프로그램 지원 과정은 물론, 학위과정 첫 2년간 재정적 지원도 받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장학금을 지원할 때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수많은 혜택들을 학위과정에서 경험하며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될 수 있었던 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감사한 일들 가운데 하나가 되었습니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유학준비생들에게 간략히 저의 경험과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강력하게 추천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대해 공유하고자 합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의 가장 큰 장점은 학위프로그램 준비과정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위를 수행하는 과정에서도 지속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 있습니다. 우선 장학생으로 선정되면, 재단에서 지원자의 연구 분야에 적합한 미국 내 학위프로그램을 선택하는데 조언을 해 줄 뿐 아니라, 지원 자체를 대행해 줍니다. 제한된 시간을 쪼개어 유학을 준비했던 저로서는 이러한 지원이 정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입학이 결정된 이후에는 학위과정에 본격적으로 들어가기 전 게이트웨이 오리엔테이션(Gateway Orientation)을 통해 미국 학계에 대한 이해 및 학위과정 전반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울 수 있도록 도움을 줄 뿐 아니라, 전 세계 풀브라이트 장학생들과 교류하여 서로의 문화를 배울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해 주었습니다. 학위과정에 들어간 후 첫 2년 동안은 지속적으로 장학생에게 상담과 조언을 해주는 재단 담당자가 있어 스트레스 관리는 물론 미국 문화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도와줌으로써 미국 사회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었습니다. 더욱이 제 캠퍼스에까지 방문하여 공부의 고충을 들어주고, 박사후프로그램에 대한 조언까지 아끼지 않았던 담당자의 열정과 관심은 저에게 참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주었습니다.
제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추천하는 두 번째 이유는 오랜 역사를 가진 프로그램이 주는 명성과 탁월한 인적 네트워크입니다. 저는 제 지도교수님으로부터 박사과정 1년차 때 함께 연구를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 교수님도 풀브라이트 교수 프로그램으로 스페인에서 연구를 진행했던 분이셨는데 제가 풀브라이트 장학생인 것을 보고 먼저 다가와 주신 것이었습니다. 교수님 제자로 지도를 받기로 하니 이미 다른 나라의 풀브라이트 학생 2명이 그 교수님의 지도를 받고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박사공부를 한 학교가 “최고 풀브라이트 학자 배출 학교”(Fulbright U.S. Scholar Top Producer)상을 여러 차례 수상했던 곳이었고, 학교 총장님마저 풀브라이트 장학생 출신이셨습니다. 그래서인지 학교 국제학생처(International Student and Scholar Services)에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전담하는 부서가 따로 있어 비자를 포함한 여러 행정적 업무들을 매우 신속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프로그램 70주년을 맞아 개최된 기념행사에는 총장님 초대를 받아 풀브라이트 해외장학금 이사회(Fulbright Foreign Scholarship Board: FFSB)분들과 함께하는 세미나 및 축하연에 참석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이런 인적네트워크는 박사과정 중 외부 연구 펠로우십을 지원하고, 졸업 후 박사후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셋째로, 제가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을 다른 분들께 강력히 추천하는 이유는 세밀하고 꼼꼼한 지원 때문입니다. 늘 재정적인 압박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동반가족 일인당 추가로 지원되는 가족수당, 비자갱신 과정에서 풀브라이트 장학생을 위한 별도의 창구가 대사관에 마련되어 있는 점, 학위 수여 이후 귀국 항공권과 이사 비용에 대한 지원까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지만 유학의 여러 단계에서 누구나 경험하는 다양한 어려움들에 대한 지원책이 촘촘히 마련되어 있다는 점은 다른 장학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의 강점입니다. 동반가족이 있는 장학생 분들이라면 모두 동의하실 이 세심한 배려에 여러 차례 감동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혹시 저와 비슷한 상황 가운데 있는 분들이라면 꼭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도전하셔서, 외롭고 고단한 유학의 모든 여정을 함께하는 든든한 동반자를 얻으실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힘들고 버거운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도 유학에 대한 꿈을 포기하지 않고 매일을 치열하게 살고 있으실 많은 분들께 따뜻한 응원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