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영 (Sunyoung, Park)
2021 FLTA Program
University of Notre Dame
미국에서 한국어를 가르칠 수 있는 경험은 한국어 교육 석사에게도 쉽게 얻을 수 있는 기회가 아닙니다. 그렇게 막연했던 미국에서의 한국어 교육 경험을 실현시켜 줄 Fulbright Foreign Language Teaching Assistant (FLTA) 프로그램은 저에게 놓칠 수 없는 기회였습니다. 지원 과정이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결과를 기다리는 기간도 너무 길어서, 선발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하염없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드디어 노터데임 대학교(University of Notre Dame)에 도착했을 때에는 마치 고향에 온 것 같은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한국어 부전공 프로그램의 주임교수님과 The Center for the Study of Languages and Cultures (CSLC)의 센터장님은 가족을 맞이하듯이 환대해 주셨고, 이곳에서 만난 6개국의 FLTA들은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부탁할 수 있는 동료 그 이상의 존재가 되었습니다.
미국의 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위치가 주는 무게로 인해 밤 늦은 시간까지 한국어 수업을 준비하는 것은 이미 익숙해졌고, 학생으로서 American Studies와 Academic Writing 수업의 과제를 매주 해내는 것이 아직까지도 너무 버겁습니다. 하지만 10개월이 지나면 다시는 오지 않을 Fulbrighter 그리고 한국어 선생님으로서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 너무 소중하고, 하루하루 지나가는 달력을 보면 아쉽기까지 합니다.
일주일에 이틀은 학생으로서, 또 다른 이틀은 선생님으로서 페르소나를 교체해야 하는 것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덕분에 노터데임 대학교에서의 생활이 지루해질 틈이 없습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또 다른 자아를 가지게 되는 것과 같기 때문에 저의 역할은 단순히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만이 아니라, 학생들이 또 다른 자아를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의실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치면서 동시에 학생들에게서 미국의 문화를 배우고 영어와 한국어의 차이에 대해 함께 논의할 때에는, 말 그대로 언어와 문화 교류가 실제로 이루어지는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한편, 학생으로서 수업을 들을 때는 언어 장벽 때문에 좌절할 때가 많지만, 교수님께서 외국인인 저를 많이 배려해 주십니다. 또한 새로운 시각에서 제시하는 저의 의견을 매우 흥미롭게 보시기 때문에 한국인으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되는 원동력이 됩니다. 외국인으로의 삶이 가끔 외롭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제 자신이 특별한 존재가 된 것 같고 자유롭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FLTA라는 위치는 개인으로는 누릴 수 없는 수많은 혜택과 환대를 받는 감사한 자리입니다. 나를 믿어주는 Fulbright Korea, 노터데임 대학교의 교수님과 학생들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지 않기 위해서 나를 증명해 나가는 시간들이 저를 끊임없이 발전시키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같습니다. 풀브라이트를 통해서 내가 바로 서고, 한 인간으로서 성장할 수 있는 순간을 마주한다는 것이 너무 소중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차기 수혜자분들도 FLTA 프로그램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시간을 마음껏 누리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