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윤 (Jungyun Lee)
2019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UC San Diego, Public Policy (MA)
2019년 7월 미국 석사 유학을 가기 전의 설레임과 기대, 그리고 석가과정에 대한 우려 등을 느낀 것이 바로 어제 같은데 벌써 2년이 지나 2021년 7월 나는 한국으로 돌아왔다. 정신없이 짐을 정리하고 시차 적응을 마치고 나서 미국에서 겪은 2년의 경험을 정리하기 위한 글을 작성하니 감회가 새롭다. 나의 석사 경험이 앞으로 유학을 가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나는 기획재정부에서 일하며 보고서 작성, 회의, 간담회 등으로 정신없이 일하는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하루 하루 근무하면서 업무 관련 경험과 노하우는 축적할 수 있었지만 정부 정책 수립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학술적인 지식은 얻기가 힘들었다. 무엇보다 근무 연한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지식과 경험에 대한 갈증이 커지고 내 자신이 정체되어 있다는 위기감이 커져갔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대학원 진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특히 행정 관련 최상위국이자 우리나라가 많은 참고를 하고 있는 미국의 행정과 정책을 공부하고 싶었다. 미국 대학원 진학을 희망했지만 미국 대학원 학비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나에게도 큰 부담이었다. 장학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알아보던 중에 직장 선배가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소개해 주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매우 권위가 높은 장학금이라 미국 대학원 진학할 때 도움이 될 수 있고, 무엇보다 자격요건이 넓다는 점이 매우 좋았다. 그래서 나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지원하기 하기로 결심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 신청을 위해 영어 공부를 하면서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을 작성했다. 신청서를 제출한 뒤 면접을 보라는 연락을 받았다. 기회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면접은 큰 부담으로 느껴졌다. 하지만 업무를 하면서 느낀 대학원 진학 필요성, 대학원에서 배우고 싶은 학업 내용, 학업을 마친 뒤 다시 근무하면서 정부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정리했기 때문에 차분히 면접을 볼 수 있었다. 면접을 마친 뒤 장학금 대상자 통보를 받았고, 동료들과 가족의 축하를 받았다. 하지만 미국 대학원 입학 신청 과정은 쉽지 않았으며, 대학원 관계자와 영어 면접도 봤다. 최종적으로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UC San Diego 대학원의 공공정책학(Public Policy)에 진학하기로 결심했다. 대학원 입학 과정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은 사전에 어느 대학원에 진학할 것인지도 더 충분하게 고민하고 조사를 했어야 한다는 아쉬움을 느꼈다. 미국 석사 유학을 위한 장학금에는 절실하게 도전했지만 상대적으로 미국의 수많은 대학원에 대한 사전 조사는 조금 미흡했던 점이 아쉬웠다.
나는 대학원 입학 전에 1달간 다른 국가 풀브라이터들과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장소는 미국 네브라스카 주에 위치한 University of Nebraska Lincoln 이었다. 대학 측이 매우 세심하게 준비를 해줬고, 기숙사에 머물렀기 때문에 적응하기가 매우 수월했다. 1달 프로그램은 오전에는 수업을 듣고 오후에는 초청 강의, 현장학습, 풀브라이터들의 발표 및 토론 등으로 구성됐다. 저녁에는 개별시간을 가졌고, 주로 과제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 오전 수업은 대학원 수업을 위한 라이팅과 프리젠테이션 스킬에 대해 배웠다. 라이팅 수업은 학위 논문 작성법을 주로 배우고 그 외에 주석을 다는 방법, 교수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형식 등 다양한 내용을 배울 수 있어서 매우 유익했다. 프리젠테이션 수업에서는 다른 나라 풀브라이터들에게 한국을 소개하고, 내가 예산 편성 업무를 했던 에너지 분야 정책을 소개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그리고 다른 나라의 다양한 역사, 환경,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에 대해 소통하면서 국제적인 시야를 가질 수 있었다.
1달간의 사전 학습을 마치고 샌디에고로 이동했다. 공항 이동 및 비행기표는 풀브라이트와 대학교 측에서 잘 준비해서 편하게 이동할 수 있었다. 샌디에고에서는 기숙사에서 살 수 있었다. 기숙사는 UC San Diego근처에 위치했으며, 최근에 지은 시설이라 살기 편했다. UCSD는 쿼터제로 학기 스케쥴로 진행되었고 쿼터는 10주간 진행되었다. 졸업을 위해서는 총 92학점을 들어야 했다. 1 과목당 4학점이기 때문에 한 쿼터당 4과목을 들었다. 1학년에는 필수과목 위주로 들었고, 2학년에는 환경, 에너지, 법과 제도 등 선택 과목 위주로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2학년은 capstone 과목을 이수해야만 했다. 강의는 경제, 통계 관련 과목은 교수님이 주로 강의를 진행하고 과제를 제출하는 방식이었고, 정책 관련 과목은 학생 발표 및 토론 위주로 이루어 졌다. Capstone 프로그램은 교수님의 지도 아래 학생이 연구할 주제를 설정하고 정해진 일정에 따라 20페이지 이상의 보고서를 작성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학생이 직접 발표를 진행했다. 발표 및 토론 과목이 많아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과 소통할 기회가 많았고, 교수님들도 국제학생들이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잘 이끌어 주셨다. 다만 2020년 2학년 수업은 Covid-19으로 인해 온라인으로만 진행되었다. 학교를 갈 수 없고 도서관도 온라인으로만 이용할 수 있어서 매우 아쉬웠다. 그리고 현지 학생들과의 교류를 할 수 없어서 아쉬웠다.
UCSD 내에서는 각 국가의 풀브라이터들이 모일 수 있는 모임이 있었다. 비록 Covid-19으로 인해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다른 나라 학생들과 교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리고 이메일을 통해 풀브라이트에서 다양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지원해주서 미국의 다양한 문화와 주요 논의 내용을 배울 수 있었다. 2021년 졸업할 즈음에는 Covid-19으로 인한 제약이 많이 해제되어 직접 학교에서 공부할 수 있었다. UCSD는 최근 확장적으로 기숙사를 많이 지었고 시설이 좋아 살기에 아주 좋았다. 샌디에고는 날씨도 좋고 개방적인 분위기로 인해 살기에 불편함은 없었다. 다만 기숙사에 살지 않는다면 월세비용이 매우 높다.
UCSD는 공학, 약학 등에 매우 경쟁력이 높으며, 학업 강도는 높은 편이다. 또한 최근 투자를 매우 확대하고 있어 미래도 매우 유망하다. 특히 쿼터제로 운영되는 학기는 매우 빠르게 진행되고 과제도 많기 때문에 개인의 스케쥴을 관리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학교에는 운영하는 스트레스 관련 상담 프로그램도 잘 갖춰져 있기 때문에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리고 공공정책학에 진학할 계획이라면 stata 등 통계 프로그램을 미리 학습하는 것을 권한다. UCSD는 Quantitative Methods 프로그램을 매우 다양하게 가르치고 있어 stata 등을 잘 할 수 있다면 매우 유익할 것이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나에게 미국 석사 유학이라는 큰 기회를 제공했고, 그 기회를 통해 나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수업을 통해 경제, 통계, 국제정치 등을 학습했고,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미국의 대선 과정, 중국과의 경쟁에 대한 미국인들의 대응, Covid-19 대처 과정 등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었다. 직접 눈으로 보고 들으면서 얻은 지식과 경험은 앞으로 살아가면서 나에게 큰 자산으로 작용할 것이다.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업무발전에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지식과 경험을 간절히 경험하고 싶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권하고 싶다. 매우 치열한 경쟁과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미래에 나와 한국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상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