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Jeehyun, Kim)
2021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Quantitative Economics (MA)
저는 회사를 7년 넘게 다니다가, 회사 선배의 추천으로 풀브라이트 장학 재단을 알게 되어 그간 잊고 지냈던 학문에 대한 열정을 다시 펼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나이도 적지 않았고, 아이를 2명을 키우면서 회사를 다니는 상황에서 유학 준비를 시작한다는 것이 처음에 버겁게 느껴 지기도 했지만, 풀브라이트를 지원하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꿈이 생긴 것 같아 설렜습니다. 특히 정말 오랜만에 다시 자기소개서, 학업계획서 등을 작성하면서, 그 동안 걸어왔던, 그리고 앞으로 걷고 싶은 저의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에 대해 깊게 되돌아보는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운이 좋게도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되었을 때는 저를 믿고 지원을 결심해주신 장학재단 측에 감사한 마음이 컸고, 이렇게 찾아온 뜻 깊은 기회를 잘 활용해서 좋은 결실을 맺겠다고 다짐하겠습니다. 학부 때 경제학을 재미있게 공부하였던 기억이 있었고, 하고 있던 회사 업무도 경제 분야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경제학 석사를 지원했고, University of California Los Angeles, Master of Quantitative Economics Program (UCLA MQE)을 다니기로 최종 결정했습니다.
UCLA 대학원 생활은 저에게 정말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들이었습니다. 2021년 9월 말, 아름다운 UCLA 캠퍼스를 구경하고, 처음으로 강의실에 앉았을 때의 뿌듯함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UCLA MQE 프로그램은 Quantitative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계량/분석에 초점을 맞춘 과장이었으며, 특히 최근에 많이 쓰이는 Python, R 등의 프로그래밍을 이용한 계량 분석기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기존에 코딩을 해본 적이 없었기에 처음에는 수업 내용을 따라가기가 벅찼지만, 코딩에 익숙해지기 위해 숙제를 여러 방법으로 응용해서 코딩해보는 등 혼자 연습을 많이 했으며, 학기가 지날수록 코딩도 빨라지고 계량 결과에 대한 해석도 더 잘할 수 있게 되어 뿌듯했습니다. 프로그래밍 외에도 재무회계, 산업조직, 국제경제, 소득분배 등 다양한 세부분야에 대해 심도 깊은 강의를 수강하였고, 학계는 물론 산업 현장에도 접목할 수 있는 지식들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특히 UCLA MQE 과정의 경우 졸업요건으로 본인이 주제 선정부터 분석기법, 결론 및 함의 해석까지 책임지고 논문 (Capstone)을 쓸 것을 요구했는데, 저의 경우는 2000-2010년까지 한국의 제조업 분야 대중국 수출 증가가 한국 제조업 고용시장에 미쳤던 영향을 직접 분석해 보았고, 이렇게 현실적인 이슈에 대해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분석을 해보는 작업이 정말 보람차고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제가 다니는 회사도 경제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한 정책을 수립하는 정책을 담당하기 때문에 새로이 배운 지식과 분석 기법들을 회사에 복귀해서도 잘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더 만족스러웠습니다.
UCLA에서의 2년은 학문적으로도 성장함은 물론, 미국은 물론 다양한 나라의 문화에 대해서도 배우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우선 풀브라이트 오리엔테이션 및 학교에서 제공하는 대학원 생활 가이드 등을 통해 미국 문화, 다양한 커뮤니티 종류, 상대방을 언짢게 하지 않는 정중한 대화기법 등을 공부하였습니다. 사실 제가 들었던 계량 경제수업들은 대부분 각자가 코딩으로 분석하는 숙제, 시험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수업을 같이 들었던 친구들과 얘기를 나누고 친해질 기회는 많지 않았고, 저녁에는 아이들을 챙겨야 해서 프로그램 동기들과 사적으로도 많이 어울리지 못해 아쉬운 부분은 있었습니다. 가끔 있는 팀 과제에서 만난 동기들은 모두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해 열정적으로 공부하는 훌륭한 학생들이었으며, 그 외에도 수업시간에도 자신이 궁금한 것을 정확하게 질문하고, 수업 내용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조교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동기들의 모습을 보면서 좋은 학문적 자세에 대해 고민하며 자극을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배우자와 아이들과 함께 생활하여UCLA 가족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UCLA 가족 기숙사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가족들이 이웃으로 지내 단지 놀이터에만 나가도 다른 나라 사람들과 대화하며 그들의 문화에 대해 서로 얘기 나눌 수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기숙사에서 다양한 문화 행사가 열렸는데 이에 적극 참여하여 다른 나라 음식도 접해보고 그 나라 사람들의 관심사, 생활패턴, 미국에 오게 된 계기, 향후 포부 등에 대해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기숙사 안밖에서, 그리고 여행을 다니면서도 많은 미국 사람들과 대화를 할 기회가 많았는데, 미국 사람들은 서로의 다름을 틀림을 보지 않고 상대방의 말과 생각에 편견없이 귀 기울이려 한다는 점, 가족을 최우선시하려고 한다는 점, 어린 아이에 대한 배려를 당연하게 생각한다는 점 등을 느낄 수 있었고 저도 많이 본받아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학교 생활 외에도 방학기간 등을 활용하여 미국의 여러 주를 여행 다닐 수 있었는데, 미국은 같은 미국이라도 주별로 말투도, 생활방식도, 인종 구성도, 분위기도 너무 달라서 정말 다양함이 당연한 나라이고, 그래서 서로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구나 느꼈습니다.
이제 다시 한국에 돌아와 원래 다니던 회사에서 복직한 상황이지만, 학교에서 배웠던 내용들은 물론 친구들과 맘껏 웃었던 추억들,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경험 등은 모두 저를 2년 전보다 더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주었으며, 기존 업무에 대해서도 더 다양하고 심도 깊은 시각으로 추진할 수 있게 된 것 같습니다. 저에게는 풀브라이트를 통해 경험한 2년이 정말 저에게는 잊지 못할 소중한 시간들이었으며, 앞으로 미래에 어떤 커리어를 걷게 되어도 더 열린 시각 및 좋은 자세로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동력이 될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혹시 풀브라이트 및 미국 대학원 지원을 고민하는 친구가 있다면 조심스럽게 도전해 보실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