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yang Eun Kim

김향은 (Hyang Eun Kim)
2020 Visiting Scholar Program
Kosin University

나의 풀브라이트 경험 

한국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의 75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풀브라이트 75주년을 기념하는 사업의 하나로 동문을 대상으로 의미 있고 소중하게 기억되는 경험담을 수집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지체함 없이 반사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풀브라이트 동문으로서 풀브라이트의 75주년을 함께 축하하고,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의 개인적·사회적 영향과 기여에 관한 이야기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저는 두 차례에 걸쳐 풀브라이터로서 경험했던 각별한 경험을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교수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막 연구년을 다녀온 타과 교수로부터 풀브라이트에 대해 듣게 됐습니다. 풀브라이트 지원으로 1년간 미국에서 보낸 시간이 매우 유익했노라고 말하는 행복한 표정에서 풀브라이트가 그에게 갖는 의미와 영향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필자가 연구년을 계획할 시점에 이르렀을 때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이 떠올랐고, Visiting Scholar Program의 Mid-career Researcher 부문에 지원해 2010년 9월부터 2011년 8월까지 미네소타대학교 심리학과에 풀브라이트 방문학자로 다녀왔습니다. 

미네소타주를 연구지로 선정한 이유는 당시 연구 주제가 입양이었고 미네소타는 100년 전 미네소타주의 입양법이 연방 입양법이 될 정도로 입양의 선진 지역이며 입양 연구가 활성화된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미네소타에 머무는 동안 입양가족을 위한 사후 지원 서비스의 현황과 전망에 대한 이론과 실제를 두루 접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귀국 후에는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실시된 국내 입양가족을 위한 통합서비스 사업의 책임을 맡게 되었고, 국책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인정받아 국가유공자 표창을 받는 영예도 얻었습니다. 

학문적인 연구 외에도 매우 다채로운 경험을 접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대학, 연구소, 지역사회 유관 기관 및 관계자들과의 협력적 연계와 지원 체계를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미네소타대학 내 특강은 물론, OLF(Outreach Lecturing Fund) 프로그램을 통해 다른 주에 있는 여러 대학의 초청을 받아 다양한 곳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기회도 얻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미국무부가 풀브라이트 방문 학자를 대상으로 필라델피아에서 개최한 세미나에도 참여해 동문 간의 교류와 학문적 관심사를 공유하는 시간도 갖게 됐습니다. 

이처럼 풀브라이터로서의 경험은 학자적 역량 강화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미국에 체류한 기간은 미국의 사회 문화에 대한 맥락적 이해를 비롯해 제도와 관습, 사람에 대한 견문과 안목을 넓히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노숙자, 이민자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지역사회에서 실행되고 있는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에 지속적·능동적으로 동참하면서 손님이 아닌 주민으로서 1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 결과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통해 통합감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고, 추후 연구 주제와 접근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도 얻게 됐습니다. 

국내 복귀 후로도 풀브라이트의 생산적 영향력은 계속 확대되고 확산됐습니다. 미동문(US Alumni)에게 응모 자격이 부여되는 미국무부, 주한미국대사관의 다양한 프로젝트를 수행했습니다: Federal Assistance Award “Meeting NKR in the Classroom”, 2014-2015; AEIF Project “Social Integration of NKR through Volunteerism”, 2017-2018; KUVA Project “My Journals of Eco-friendly Life”, 2021~2022). 이를 통해 소수집단의 사회통합과 기후변화에 대한 효과적 대응을 도모하는 사회참여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실행했습니다. 

한편 첫 번째 풀브라이트 기간에 착안하게 된 이민자 대상 사회통합 서비스의 한국적 적용을 주제로 두 번째 연구년을 계획하게 되었고, 2020년에 Senior Researcher 부문에 지원해 선정되는 행운을 얻었습니다. 팬데믹의 발발로 풀브라이트 역사상 초유의 연기 과정을 거쳐 2022년에 풀브라이터로 다시 미네소타를 방문하게 됐습니다. 선진적 이주민 지원책과 서비스에 대한 연구는 물론 연구 성과의 발표와 강연을 통해 학문적 교류를 넓히고 이주민 지원 현장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여 실무 영역에 대한 역동적 경험도 체득하고 왔습니다. 

두 번째 풀브라이트 기간 중에는 첫 번째 풀브라이트 경험을 밑거름으로 현지에서 체험할 수 있는 유익하고 생산적인 경험의 양과 질을 최대화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창의적 시도의 하나로 학제적 접근(inter-disciplinary approaches)의 연구와 경험을 적극적으로 모색했습니다. 미네소타대학 미술학과의 David Feinberg 교수가 이끄는 “Voice to Vision”에 합류해 한국의 이주민 경험과 시련의 역사를 예술작품으로 구현하고 지역사회 전시를 거쳐 완성된 작품을 미네소타대학에 기증하였으며 학제적 협력 경험을 특강으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풀브라이트의 결실을 말하자면 무궁무진한 에피소드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집니다. 미네소타는 제2의 고향이 되었으며, 그곳에서 알게 된 친구와 동료들은 가족 같은 평생지기가 되었습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풀브라이트 경험은 학문적인 식견을 넓고 깊게 했을 뿐 아니라, 제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하고 공동체를 위한 역할과 기여를 고민하고 실천하게 했습니다. 풀브라이트 경험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으로 풀브라이트 경험을 바탕으로 한 향후 계획을 담은 자작 시를 여러분과 나눕니다. 풀브라이트가 안겨준 또 다른 선물입니다. 

 

Promise 

Hyang Eun Kim 

 

Have you ever crossed a stream? I have. 

When I crossed a creek, I looked for stepping stones to avoid drowning. 

I stepped on the stones one by one and moved on. 

 

When I reached the other bank of the creek and touched down on the ground, 

I breathed a sigh of relief. I didn’t look back, I moved forward. 

However, I remember, there was a stepping stone every time I had to cross over a little or a huge crisis. 

 

Next time, I’ll take each step forward with gratitude. 

I won’t just think about finding, stepping on, and passing by stones already placed by someone else. 

I will lay stones for others that are flat, not slippery, and that won’t drift aw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