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나 (Han Na Lee)
2020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University of Chicago, Public Policy (MA)
시카고대학교의 쿼터제에 익숙해질 즈음 저의 2년 여의 석사 과정을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빠른 호흡으로 진행되는 쿼터제 특성상 각종 시험과 발표를 준비하는 당시에는 하루 하루 고비를 넘기는 기분이었는데, 돌아보니 그 어떤 곳도 저를 이만큼 성장시켜주지 못했으리라는 확신이 듭니다. 지난 석사과정을 곱씹어볼수록 장학생으로서 이 특별한 배움의 기회를 온전히 누렸음에 깊이 감사하는 마음만 남습니다. 진학 이전부터 감사하게 시카고대학교에서 입학 장학금을 수혜받게 되었는데, 대행지원을 통해 지원했던만큼 풀브라이트의 명성이 큰 역할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풀브라이터라는 자격은 그저 해당 장학금을 수혜받는 것 이상의 의미로, 수혜자의 학자로서의 자질에 대한 보증이 된다는 것을 학교에 진학하기도 전부터 톡톡히 느꼈습니다.
시카고대학은 저에게 학자로서의 출발을 딛게 해 준, 그야말로 새로운 아이디어와 그를 뒷받침할 방법론에 대한 가장 최전선의 지식이 넘쳐나는 배움의 요람이 되어주었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만큼 배움의 기회는 끝없이 열려 있었습니다. 그 중 가장 감사한 것은 1년여간 2번의 independent study course를 통해 시카고 대학의 Luis Martinez 교수님께 개인 지도를 받은 일일 것입니다. 시카고대학에서는 횟수에 제한 없이 교수님 동의 하에 credit을받는 개인 지도 수업을 개설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기회를 활용하여 1주일에 1번씩 교수님의 지도 하에 페이퍼를 작성할 수 있었고, 교수님께서 주시는 세세한 지도는 놀라울 정도였습니다. 수업 외에도 교수님들은 항상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기꺼이 시간을 내어 살펴보아주셨습니다.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던 아이디어를 수많은 시카고 경제학자, 정치학자 교수님들과의 면담을 통해 working paper로 발전시킬 수 있었습니다.
올해 3월 플로리다 잭슨빌에서 열린 ASPA 학회에서 발표한 경험 또한 저에게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발표의 기회가 주어진 것은 감사했지만 자비로 감행했다면 경비가 부담스러웠을텐데, 시카고대학에서 지급하는 학회 활동 지원 장학금으로 다녀올 수 있었습니다. 이 기회를 통해 제 연구 프로포절을 발표하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어 개인 연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또한 시카고 밖에서도 다양한 학자들을 만나고 교류하며 새로운 견해를 들어볼 수 있었습니다.
해당 학회에 풀브라이트와 인연을 가진 동문들을 여럿 만나 또한 반가웠습니다. 진학 이후 풀브라이터로서 느낀 가장 큰 힘은 네트워킹입니다. 학계의 어딜 가든 만나게 되는 동문들은 제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특히 같은 기수의 동문들과 쌓은 우정은 가히 풀브라이터로서 제가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단 대학원 장학 프로그램 동문뿐 아니라 풀브라이트의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동문들과도 네트워크를 쌓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시카고대학 박사과정 수학 중 풀브라이트의 지원으로 한국에서 필드워크를 진행하게 된 친구를 만나 교류하며, 풀브라이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기회의 폭을 다시 한 번 체감하였습니다. 장학생으로서 세계 최고의 배움의 환경에서 나의 한계에 도전하는 것은 너무나 멋진 일이고 감사한 일임을 다시금 생각해봅니다. 이 기회를 원하시는 여러분께서도 꼭 도전해보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