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갑영 (Gabyoung Shim)
2008 Humphrey Fellowship Program
Korea Customs Service

먼저 한미교육위원단 75주년 기념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1977년도에 관세청에 입사하여 40여년간 근무하였으며, 2018년 6월 정년 1년을 앞두고 퇴직하였습니다. 퇴직 후에는 대구대학교, 남서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강의를 하였으며, 이따금 외국인세관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원산지 및 AEO분야 세미나 워크샵에 많이 참여하였습니다. 현재는 관세법인에서 관세분야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런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게 된 것은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덕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기회를 빌어 감사를 표하고자 합니다.  

제 기억에 의하면,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신청은 2007년이었으며, 그 때 나이가 48세였습니다. 관세청 국제기구담당 사무관으로서 국경안전관련 WCO ICT 컨퍼런스 행사가 유치되어 이를 준비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신청하게 된 계기는 부끄럽게도 아주 특별한 동기는 없고 컨퍼런스 행사를 1년간 준비하면서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있던 어느 날 Humphrey Fellow 선발시험 공문이 회람되었으며 나이제한이 48세였습니다. 사실은 3년전에 도전했다가 낙방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45세로 제한되어 있어 그 뒤부터 포기했었는데 공문을 읽는 순간 아 이것은 나를 위한 프로그램이다라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하지만 응시가 쉽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컨퍼런스 행사준비로 해외출장이 잦아 시험일시와 중복되었습니다. 동료의 도움으로 시험을 칠 수 있었으며, 응시자 중 최고령자이지만 무사히 시험을 통과하여 경제분야 Humphrey fellow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험프리 펠로우 프로그램은 2008. 6월에서 7월말까지 약 2개월 Pre-academic program(어학훈련과정), 약 8개월간의 Academic Course, 그리고 1~2개월간의 Professional affiliation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저의 경우 어학훈련과정은 University of California Santa Cruz 소속 어학원에서 하였으며, 16개국에서 온 16명의 fellow가 참여하였습니다. 수업은 아주 빡빡하였으며 숙제도 많아 주말에 근처 놀려 다니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즐거운 수업도 있었습니다.  아직도 어제같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것은 rubber band를 사용하여 발음 연습을 하거나 또 길거리 인터뷰 mission이었습니다. 이 미션은 미국사람들이 쓰는 slang을 알아오는 것이었습니다. 다들 맨처음에는 부끄러워 주저주저하다 용감하게 행인들에게 다가가 물어보고 행인들이 피하면 상점으로 들어가서 도움을 요청하였습니다. 정해진 시간내에 교실로 들어와서 발표하는 것이었는데 엄청 재미있고 즐거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러한 활동은 우리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게 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과정의 하이라이트는 지금까지 배운 것을 모두 활용하는 Humphrey fellow global forum이었습니다. 이 행사는 어학훈련과정 마지막 날에 산타크루즈 방송국에서 개최되었습니다. Fellow 16명을 4그룹으로 나누어 각 주제를 정하였습니다. 제가 속한 그룹의 경우에는 economy와 관련된 주제였습니다. 저는 그룹의 사회자로 지정되어 그룹원끼리 서로 격려해주고 도와주면서 발표준비를 하는 동안 많이 친해졌습니다. 발표후에는 방청객과 질의 응답을 가졌으며, 산타크루즈 주민들이 외부세계에 많은 관심을 가짐에 따라 토론도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이 행사가 끝나고 나서 언어훈련과정의 중요성을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아!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게 해주었습니다.  

언어훈련과정을 수료하고 다음 academic course를 진행하기 위하여 각자 해당 학교로 흩어졌습니다. 나는 경제분야라 East Lansing 소재 미시간 주립대학교로 이동하였습니다.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는 학부 및 경영대학원 과목을 수강 신청하였습니다. 저의 멘토 교수가 경영대학원에서 M&A 과목을 가르치고 있어서 그 과목을 걱정하면서 신청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과목은 내가 감당하기에 정말 벅찼습니다. 이 과목 때문에 밤마다 운 적이 너무 많았습니다. 겨우 그 과정을 이수하고 나서 다짐하였습니다. 다음부터는 좀 쉽게 살아야지…..  

험프리 프로그램의 혜택 중 하나는 대학교에서 받는 이론수업 외에도 현장 학습이 많았습니다. 나의 경우에는 경제분야라 시카고 선물시장 현장견학, 연방준비은행 방문, 캘리포니아 경제개발 성공사례 견학 등을 통해 경제분야 현장감각을 배울 기회가 많았습니다. 또한 개인당 10,000불 범위내에서 워크삽 및 세미나에 참석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대부분 여행 겸 원거리에서 개최되는 프로그램에 많이 참석하였지만 저는 주변에 있는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하였습니다. 근데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을 발견하였는데 주제는국제공급망안전관리이며 회사 CEO를 대상으로 하였습니다. 비용이 통상적으로는 6,000불인데 그 당시 금융위기라 4500불로 인하하였습니다. 그 때 저에게 남은 비용이 1500불. 포기할 까 그러다 도전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전화로 담당자는 아무리 학생이라 하드라도 1500불로 해 줄 수 없다고 해서 직접 사무실로 찾아가서 사정하였습니다. 결국 담당자는 그 프로그램 책임자의 연락처를 알려주고 사정해보라고 하였습니다. 그 분에게 집요하게 요청하니 1500불에 해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뛸 뜻이 기뻤지만 근데 참여하고 보니 아침 7시 30부터 오후 4시까지 수업인데 모두수업에 열정적인 미국 CEO들에 감동받았습니다.  힘들었지만 M&A 과목 수강보다는 훨씬 재미있고 네트워킹도 구축하였습니다.   

마지막 과정은 professional affiliation이었습니다. 저는 1991년도에 미국관세청에서 단기로 미국의 Regulatory Audit Program을 수련하면서 알게 된 분이 있어서 수습기관 찾는데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아 그런데 9.11테러가 발생하고 난 후 미관세청 방침이 외국세관직원연수를 받아주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미국무부 프로그램담당자의 협조를 얻어 미관세청에서 직무훈련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미국은 역시 협상의 나라라는 것을 실감하였습니다.  

2010년 6월 귀국하자마자 관세청에서 FTA 관련 협상을 맡게 되었으며, 험프리 프로그램의 경험은 이러한 업무를 전략적으로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아세안 기금을 활용하여 아세안개도국세관 직원을 위한 원산지훈련세미나를 개최하여 우리기업이 수출 시 통관이 원활하게 하도록 지원하고, 또한 우리나라의 원산지제도를 널리 홍보하기 위한 국제원산지세미나를 개최하고 이를 글로벌로 확대하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영어감각을 잊지 않고 다양한 사람과의 접촉을 위하여 미국소재Toastmaster club에서 줌으로 현재까지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활동은 자신감과 소통방법을 익히는데 도움이 많이 되고 있습니다. 퇴직후에도 나의 전문성과 영어로 인해 여러 국제훈련프로그램, 예를 들면 개도국을 위한 원산지제도 강의, 필리핀 세관직원을 위한 AEO 워크샵 주재 등을 맡고 있습니다. 이는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의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험프리 프로그램은 소통을 위한 언어훈련과정, 전문지식 함양을 위한 academic course 그리고 현장 접목을 위한 직무훈련과정이 아주 유기적으로 잘 연결된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마디로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경험은 나의 열정, 호기심, 직관을 키워주었고 이는 미래성장엔진의 핵심이 되었으며, 개인적으로나 직업적으로 지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풀브라이트 Korea! magic power로 우리 개개인의 변화, 세계의 변화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지나온 훌륭한 발자취에 큰 박수를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