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지 (Eunji Kim)
2020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University of Chicago, Public Policy (MA)
저는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자로 7년간 재직하면서 다양한 정책입안 과정에 참여하여 정책입안을 한 경험이 있습니다. 실무적인 경험을 쌓아가면서 이론적인 토대와 연구 방법론에 대해 보다 더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장학금 선발 과정을 겪으면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저는 공직자로서 풀브라이트 장학금 수혜 이후 한국에 복귀하여 수학 경험을 어떻게 잘 활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과정이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소 막연했던 저의 유학결심이 보다 확실해 졌습니다. 공공정책 수립에 있어 필요한 분석역량을 기르고 글로벌 정책 트렌드에 보다 익숙해져 한국 경제정책 수립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겠다는 의지가 뚜렸해졌습니다. 지원원서 작성 및 면접에서도 이러한 저의 계획과 생각에 대해 설명드렸고, 너무 감사한 기회를 받게 되었습니다.
유학생활은 팬데믹 상황이 가장 극심할 때 시작되어 쉽지는 않았습니다. 첫 학기는 한국에서 온라인으로 수업을 하게 되어 캠퍼스 생활을 하지 못한 채 지내 아쉬움이 컸습니다. 두번째 학기 부터는 미국으로 출국하여 수업을 받게 되었습니다. 주로 경제정책 수립 분야에 필요한 과목들을 위주로 수강신청을 하였고 익숙하지만 막연히 알고 있었던 경제, 통계, 기술 분야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습득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팬데믹 상황의 학습에 있어서의 제약을 학교에서도 잘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교수님 및 어드바이져는 더욱 세심하게 학습과정을 고려해 주었습니다. 무엇보다 유익했던 점은 그간 한국경제 입장에서만 익혔던 이론과 세계경제를 미국경제 입장에서 바라볼 수 있었던 것입니다. 한국의 주력산업 및 한국의 금융시장이 아닌 세계경제의 산업분포 및 세계경제의 금융시장 안에서의 한국의 위치와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연구방법론에 있어서 통계 tool을 익힐 수 있었다는 점이 가장 유익했던 점 입니다. R, Python, Stata 등 다양한 통계 tool을 사용해 데이터를 다루고 결과를 이끌어 내는 연습을 시키는 것이 제 학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특히 빅데이터 시대의 정보처리 및 분석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익힌 기술을 통해 공직자로서 주어진 정보를 바탕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현직에서 업무를 하면서도 다양한 통계자료와 분석자료를 보게 되는데, 단순히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제 학위 과정에서 얻은 이론적인 바탕과 분석툴을 통해 비판하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학교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와 분석툴을 제공하였으며 매주 다른 이론을 다른 데이터를 통해 연습해 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하였습니다. 한편, 제 학위과정은 학교내 다른 학과 수업을 유연하게 신청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갖추고 있어서, 공공정책에 직접 관련된 수업 뿐만 아니라, 보다 심화된 통계수업을 통계학과에서 수강하였습니다. 고급수학과 이론을 바탕으로한 통계수업을 수강하면서 따라가기가 벅차긴 했지만 근본적인 이해를 할 수 있었고, 그러한 이해를 바탕으로 분석툴을 활용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팬데믹과 함께 학위과정이 시작되어 학생간의 교류가 활발하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나 zoom을 통한 적극적 토론을 통해 제한적 상황에서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교류를 하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국가에서 각자의 목표를 가지고 학위과정을 하고 있는 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 또한 경제상황에 대한 다양한 입장과 관점을 볼 수 있었습니다. 각자 다양한 정책분야에 대한 관심을 공유하고 학교에서 주최하는 세미나를 통해 전문가의 연구도 들여다 볼 수 있었습니다. 레코딩과 자료를 공유받을 수 있어 참여할 수 없었던 세미나의 내용도 이후에 다 리뷰할 수 있었기 때문에 팬데믹 상황을 현명하게 이용할 수 있는 측면도 있었습니다.
시카고 대학은 3쿼터제이기 때문에 다소 학사일정은 빠듯했습니다. 매주 제출해야 하는 과제가 있었으며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텀이 3주 정도 되지 않기 때문에 쿼터 중에는 온전히 쉴 수 있는 날이 많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소 빠듯하게 돌아가는 짧은 기간의 쿼터가 다소 여유있게 돌아가는 보다 긴 기간의 학기보다 개인적으로 학습효율이 높아 개인적 학습에 있어서는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석사과정이기는 하지만 Teaching Assistant에 지원하여 제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 수업을 하는 경험도 하였습니다. 제가 아는 것과 가르치는 것의 차이를 알고 어떻게 더 잘 전달하고 쉽게 풀어 설명할지에 대해 고민도 해 보았습니다. 영어로 많은 사람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것이 처음에는 쉽지 않았지만 4쿼터 연속으로 Teaching Assistant를 하면서 더욱 익숙해 지고 프레젠테이션 능력을 쌓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학위 과정 중 행정적 애로상황은 현지의 IIE advisor와 그때그때 연락하여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생활적인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들은 언제나 장학생들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있고, 적극적으로 해결방법을 찾아주었습니다. 또한 풀브라이트 재단 차원의 미국 현지 다양한 이벤트도 있어서 경험과 생각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학위를 마치고 귀국한 현재는 지난 2년을 돌아보며 정리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풀브라이트 재단에서 주신 귀중한 기회를 잘 활용하였는지, 앞으로 직장으로 복귀하여 어떻게 배운 것을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 다시금 고민하고 있습니다. 예비 지원자들에게도 반드시 이러한 점을 미리 고민하고 학위를 하는 목적에 대해 분명히 한 후 적극적으로 지원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보다 정확하고 확실한 목표를 세울수록 주어진 기간 동안 개인이 얻는 성취와 결과가 다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한국에서의 경험을 미국 학위과정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또한 미국 학위과정에서의 성과를 한국에서 어떻게 알리고 교류할 것인지 고민해 보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