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진 (Yoojin Yeo)
2020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Teachers College, Columbia University, Applied Behavior Analysis (MA)
응용행동분석, 이름마저 생소한 제 전공분야는 국내에서 학위과정을 쉽게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특수성과 희소성이 있는 학문이었습니다. 저는 자연스럽게 유학을 결심하게 되었고, 많은 유학생들이 그렇듯, 유학 자금을 충당할 수 있는 기회들을 탐색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중 풀브라이트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외부장학금을 받고 유학을 하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는 통념을 깨주는 재단이었습니다. 풀브라이트가 선호하고 육성하고자 하는 미래 인재상을 보았을 때, 정량평가를 앞세우는 여타 기관들과는 달리, 이곳이라면 제 분야에 갖는 신뢰와 의지를 보여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 예행연습의 기회
풀브라이트 지원과정은 대학원 지원의 예행연습과도 같았습니다. 5월까지 대학원 지원에 필요한 각종 성적, 추천서, 자기소개서, 연구계획서와 이력서를 준비해야 하며, 서류 합격 이후 관련분야의 면접관들과 심층면접을 보게 됩니다. 면접을 준비하는 동안 저는 산재해 있던 연구 관심사를 문장화, 구체화 할 수 있었고, 면접 이후에는 관련 분야 교수님들의 통철한 질문을 복기하며 더 나은 답안을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은 실제 유학지원과 면접에 있어 초석 역할을 톡톡히 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유학 지원 타임라인보다 6개월 정도 빠르게 모든 것을 경험하게 된 덕분에 저는 풀브라이트 지원 이후 실제 대학원 지원까지 부족한 점을 점검해가며 안정적으로 시간관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2. 풀브라이터로서의 혜택
선발 이후에 풀브라이트가 제공하는 대행지원 과정은 특히 인상깊었습니다. 지원을 희망하는 4~5개 학교를 풀브라이트에 제출하면, iie팀에서 제 자소서와 연구계획서, 그리고 지원 희망하는 프로그램을 꼼꼼히 분석해 승인하고, 더 잘 맞는 학교 프로그램을 추천해 주기도 합니다. 대행지원은 풀브라이트 지원에 썼던 서류와 추천서를 그대로 학교로 보내는 시스템이어서 학교 지원과 이후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 외에도 항공편 제공, 비자 인터뷰 스케줄링, 토플이나 GRE 추가 시험을 위한 바우처 지급 등 크고 작은 도움들은 초보 유학생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이자 길잡이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3. 동문 네트워크
2020년은 코로나의 기승으로 풀브라이트 네트워크 역시 예년에 비해 매우 제한적이었습니다. 기대했던 게이트웨이도 취소되고, 대사관 업무도 마비되어 출국여부 조차 불투명했습니다. 이런 시기에 풀브라이터라는 인연의 끈으로 뉴욕에서 만난 동문들은 제 유학생활에 있어 큰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기쁜일 슬픈일을 함께 나누고, 같이 공부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고, 함께 여행도 다니며 쌓은 우정은 한국을 떠나온 제 마음의 안식처이자 제가 힘들고 지칠 때 다시 힘을 내는 가장 큰 동력이었습니다. 같은 기수가 아니어도, 풀브라이트 동문이라는 이유로 먼저 연락을 주고, 가까워 진 인연들도 있었습니다. 마음으로 하나 되고 새로운 식견을 교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나는 일은 저로 하여금 풀브라이터로서의 긍지와 자부심을 되뇌이게하는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들과도 언젠가 동문으로 마주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하고, 응원하며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