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원 (Sinn Won Han)
2015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Harvard University, Sociology (PhD)
박사 유학 준비를 시작했을 때부터 여러 교수님들과 선배님들로부터 외부 장학금을 지원해 보라는 권유를 종종 받았습니다. 학교의 재정적인 부담을 줄여줄 수 있으니 어드미션을 받을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 주된 논리 였습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그렇게 판단했고, 지원 가능한 몇 가지 장학 프로그램들을 검색해봤으며, 대표적인 장학 프로그램인 풀브라이트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결과적으로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단순히 제가 어드미션을 받게 만든 것 그 이상의 큰 도움과 결실을 저에게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풀브라이트에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저에 관한 몇 가지 사례들을 공유하고 싶습니다.
제가 풀브라이트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생각했던 첫 번째 순간은 역설적이게도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기 이전입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하고 서류 심사를 통과하게 되면 한미교육위원단에서 면접을 보게 됩니다. 다양한 학술 분야와 배경을 가지신 면접관들이 앉아 계셨는데, 저는 이 면접을 통해 앞으로 미국에서 연구자로 성장하게 되는 것이 어떠한 것인지를 미리 체험 할 수 있었습니다. 사실 풀브라이트 면접을 볼 당시만 해도 정확히 제가 어떤 구체적인 연구 질문을 가지고 있는지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면접은 어찌어찌 잘 넘겼지만, 많은 면접관 분들이 제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대답하고 싶은지, 그 질문에 답 함으로서 기존 학술적 논의에 (그리고 사회에) 어떤 공헌을 할 수 있는지, 어떤 방법을 통해 그 질문에 대답할 것인지를 더 날카롭게 다듬기를 제안하셨습니다. 20여 분 정도의 짧은 면접에서 많은 걸 느꼈고 이 경험은 제가 추후에 research statement를 효과적으로 작성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느낀 두 번째 순간은 학교에 도착하여 이런저런 전입수속 (in-processing)을 진행할 때 였습니다. 미국 생활이 처음이었기에 도움과 조언을 구할 곳이 마땅치 않았었는데, 학교의 senior advisor to international students의 도움으로 학교 내의 여러 풀브라이터들과 정기적인 교류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되었습니다. 이 모임을 통해 정착 초기에 경험했던 다양한 어려움을 함께 극복했고, 여기서 만난 풀브라이터들은 박사과정 동안 많은 정서적 지지가 되었습니다. 미국이라는 개인주의적 사회에서 외국인이 이러한 지속적인 유대 관계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은데, 풀브라이트 프로그램은 이처럼 서로 다른 국적의 학생들을 하나로 엮어주는 훌륭한 매개체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언급하시지 않은 것 같은데 풀브라이트는 학업 과정 동안 경제적으로도 큰 도움이 됩니다. 이는 학교로부터 풀펀딩 어드미션을 보장받은 박사과정생에게도 적용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박사과정의 경우 2년차 까지 풀브라이트로부터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되는데, 저는 그 덕분에 1~2년차에 지원할 수 있는 교내 scholarship을 3~5년 차에 받음으로써 시간 소모가 많은 티칭을 종종 면제 받을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제 연구와 페이퍼들에 더 집중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저는 예비 유학생들에게 풀브라이트 지원을 강력하게 권유하는 바입니다. 미국 유학을 지원하는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유학 지원을 위한 기본적 시험들 (예컨대 TOEFL, GRE)은 마음대로 풀리지 않고, 어려움들을 물어볼 곳은 마땅치 않고, 어려움에 처할 때 마다 불확실성과 불안은 높아져 갑니다. 풀브라이트 프로그램과 풀브라이터 동료들은 유학지원 과정부터 그 후 까지 이러한 어려움에 대한 자문을 구할 아주 좋은 안식처가 됩니다. 풀브라이트를 통해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