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하 (Seok Ha Hwang)
2023 Humphrey Fellowship Program for Journalists
Busan Ilbo
■ 풀브라이트 프로그램 지원 동기
지난 2022년 상반기, 기자협회보에서 험프리 저널리스트 프로그램 지원자 모집 소식을 처음 접했습니다. 당시 저는 해외에서 1년간 저널리즘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싶은 소망을 품고 있었던 터라, 이 소식은 저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특히 제가 연구하고 싶었던 분야는 스토리텔링 뉴스와 내러티브 저널리즘이었으며, 이 분야에서 선구적인 역할을 해온 미국 언론계를 깊이 들여다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습니다. 처음 접한 풀브라이트 험프리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체계적인 교육 과정과 함께 미국인을 포함한 다양한 나라의 펠로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이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를 통해 본능적으로 이 프로그램이 제가 찾던 연수 기회와 완벽히 들어맞는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망설임 없이 풀브라이트 험프리 저널리스트 프로그램에 지원하게 됐습니다.
저는 현재 부산일보 경제부에서 금융을 담당하고 있는 기자, 황석하입니다. 2009년에 입사한 이후 경제부, 사회부, 정치부, 스포츠부, 디지털콘텐츠 팀 등 다양한 부서를 거치며 폭넓은 기자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기자로 활동하면서 한국기자협회의 이달의 기자상, 한국기자상, 한국신문협회의 한국신문상, 일경언론재단의 일경언론상 등 여러 상을 수상한 경험이 있습니다. 저는 항상 다양한 관점에서 진실을 추구하며, 독자들에게 올바르고 의미 있는 뉴스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족으로는 아내와 초등학교 3학년 아들이 있습니다. 취미는 바이올린 연주입니다.
■ 풀브라이트 장학 기간 중 경험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서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은 미국에서 한국을 알리고 소개하는 문화 사절단의 역할을 수행했을 때였습니다. 올해 상반기, 커뮤니티 컬리지 레지던시 프로그램(CCRP)의 일환으로 앨라배마주 버밍햄에 위치한 제퍼슨 스테이트 커뮤니티 칼리지를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에서 교수진과 대학생, 지역 고등학생 대상으로 한국에 대한 소개와 함께 제 연구 주제에 대해 강의할 기회를 몇 차례 가졌습니다. 이들과 교류하면서 한국의 사회와 문화, 언론, 민주주의, 그리고 경제 발전에 대해 알릴 수 있었던 경험은 매우 보람 있었습니다. 이 순간은 험프리 프로그램이 한미 양국 간의 우호 증진에 기여하고 있음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호스트 대학인 Arizona State University에서의 수업 과제 수행과 험프리 프로그램 말미에 지역 최대 신문사인 Arizona Republic에서 Professional Affiliation으로 취재 활동을 했던 경험이 특별히 떠오릅니다.
2023년 가을학기 수업에서는 미국 이민자들의 삶을 취재하고 기사로 작성하는 과제를 수행했습니다. 이를 위해 피닉스 법원에서 열린 이민자들의 귀화식에 참석했습니다. 그곳에서 새로 시민권을 얻은 한 남성과 인터뷰를 진행하며, 그들이 왜 미국으로 이민을 선택했는지, 그리고 새롭게 얻게 된 기회는 무엇인지를 심도 있게 취재했습니다. 이를 통해 미국 사회와 이민자들의 삶에 대해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Arizona Republic에서는 피닉스에 새롭게 조성되는 International District에 대한 취재를 진행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해당 지역을 돌아다니며 지역 상인들과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눴습니다. 당시 5월이었지만 한여름처럼 무더운 날씨 속에서 취재를 진행했던 고된 순간도 생생히 기억납니다. 하지만 그 기사가 신문사 홈페이지에 게재되었을 때 느꼈던 뿌듯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이 경험들은 저에게 저널리스트로서의 소중한 배움과 자부심을 안겨준 특별한 순간들이었습니다.
■ 풀브라이트가 나의 삶에 미친 개인적 및 직업적 영향
풀브라이트 장학생이 된 이후, 제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변화는 뉴스 기사의 다양한 장르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미국에서 여러 저널리스트를 직접 만나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취재와 기사 작성 방식을 배우며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특히 기사와 인물을 고르는 안목, 집요한 관찰력, 그리고 독자들에게 단순히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술은 저에게 깊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이를 통해 미디어 다양성 시대에서 독자들을 몰입하게 하는 새로운 방식의 기사 쓰기를 적극적으로 시도해야겠다는 열망이 생겼습니다. 지난 1년간 미국에서의 연구와 저널리스트들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책을 집필하기 위해 자료를 정리 중입니다. 내년에 책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변화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훨씬 넓어졌다는 점입니다. 미국에서 만난 다양한 국가 출신의 펠로들과 교류하면서 이전에는 멀게만 느껴졌던 세계의 이슈들이 이제는 제게 훨씬 가깝게 다가왔습니다. 특정 국가의 뉴스를 접할 때면 자연스럽게 그곳에서 온 친구들이 떠오르곤 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펠로와 요르단 출신의 펠로가 생각났습니다. 이들과의 교류를 통해 각 나라의 상황과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글로벌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은 저의 경력뿐 아니라 개인적인 가치관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풀브라이트 험프리 프로그램이 저널리스트로서 더욱 폭넓은 시각으로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 준 것도 빼놓을 수 없는 변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