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Jongmin Lee)
2018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 Master of Public Affairs
Indiana University Bloomington, Master of Arts (Arts Administration)
봄보다는 여름에 가까운 , 기억에 5월쯤 이었던 듯하다. 그럼에도 긴장된 탓인지 한미교육위원단에 서류를 접수하고 인터뷰를 보러 건물에 들어설 때 약간 추웠던 것으로 기억된다. 전공하고자 하는 분야의 학과가 한국에 없는 관계로 미국 유학이 절실했던 나에게 풀브라이트는 꼭 받고 싶은 장학금이었다. 모두 나처럼 절실한 마음으로 학문적 비전을 향한 열정과 꿈으로 차례를 기다리는 인터뷰 공간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상대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석사 펀딩 규모를 고려했을 때 풀브라이트는 장학생이 경제적 제약에서 벗어나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값진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점이다. 그러나 장학금 수혜 기간 중 내가 경험한 다양한 기회와 배움으로 풀브라이트 장학금이 단순한 경제적 지원 그 이상이었음을 강조하고 싶고, 주변의 지원을 희망하는 친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권하고 싶다.
해당 장학금을 준비하면서 공식적으로 명시되어있는 홈페이지 정보 외에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주변에 많지 않았던 나의 경험에 비추어 이 글을 미래의 풀브라이트 동료들이 초반 지원, 그리고 수혜 과정에 대해 조금 더 알 수 있는 방향으로 적고자 한다. 초기 지원 과정에서 어려웠던 점은 빨리 알아보고, 빨리 결정하고, 빨리 준비해야 하는 점이다. 일반 미국 대학원 서류 접수 일정보다 상대적으로 꽤 이른 일정으로, GRE, 학업계획서, writing sample까지 고려해야하니 학부나 석사를 다니면서 지원하는 사람으로서는 매우 힘든 일정이 분명하다. 개인적으로 6개월 이상의 시간을 잡고 준비하는 것을 추천하며, 마지막으로 행정적 오류와 누락된 서류 없이 제출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마감 한달 전 내가 제출하는 서류가 풀브라이트 지원 양식에 맞는지 확인할 것을 개인적 경험에서 추천한다.
서류 접수 후 기나긴 기다림의 시간을 견디는 것이 가장 힘들다. 심사가 길어져서 내가 연락을 받지 못하는 건지, 내가 떨어져서 연락을 받지 못하는 건지 매우 혼란스러운 시간을 예비 인터뷰 질문을 만들면서 준비하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임이 답답하고 아쉬운 순간이었다. 인터뷰 연락을 받고 실제 인터뷰까지 약 일주일 정도의 시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되며, 나의 경우 예비 인터뷰 질문을 50개 가량 심사위원의 관점에서 준비했고, 꽤 도움이 되었다. 인터뷰 자체보다 옆에 앉은 저 친구는 나보다 더 준비된 사람일거라는 생각으로 인터뷰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가장 긴장되었다. 인터뷰 시간은 짧지 않았지만, 전공 분야의 전문가와 교수님들의 질문에 답을 하다 보면 시간이 언제 갔나 싶을 만큼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구체적인 학업 계획, 그리고 비교적 솔직한 학업 동기, 그리고 미국에서 수학해야 하는 이유를 꼭 스스로 준비해서 인터뷰에 임하시길 추천한다.
인터뷰 후 다시 한 번 고통스러운 기다림의 시간을 지나, 합격 전화를 받고 오리엔테이션에 참가하게 된다. 오리엔테이션은 앞으로 장학금 수혜과정에서 꼭 필요한 행정 절차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리이면서 동시에 장학금 수혜자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같은 과정을 통해 장학금을 받게 된 동료들과의 친분과 소통이 내가 이 장학금을 추천하는 다른 이유이다. 같은 장학금을 받는 다는 공통점외에도, 다양한 분야의 동료들과의 소통과 경험이 이 장학금의 주목할만한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오리엔테이션 이후 몇 번의 공식적 만남을 거쳐 각자 Gateway Orientation 일정에 맞춰 출국을 하게 된다. Gateway Orientation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꼭 가는 것을 추천한다. 그 이유는 본인이 수학할 대학원에 가기 전 긴장을 낮추고, 미국 현지 문화와 익숙해지며, 다른 나라에서 온 다양한 풀브라이트 장학생들을 통해 문화적 소통을 할 수 있는 둘도 없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나의 경우 해당 오리엔테이션때 만난 다른 나라의 장학생 친구 몇몇과 현재까지도 연락을 주고 받으며, 코로나 전에는 방학 때 같이 여행도 다닐 만큼 좋은 친구가 되었다. 장학금 수혜 기간 중 Enrichment Seminar 의 기회도 있었는데, 이 역시 같은 이유로 참석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 세미나는 앞서 언급한 오리엔테이션 보다 본인의 학문적 관심사 별로 선택이 가능해서 같은 주제에 관심이 있는 각국에서 온 장학생들을 만나볼 수 있고 학문적으로도 얻어가는 것이 많은 기회였다.
장학금 수혜 기간 중 다소 불편한 사항은 주기적으로 처리해야하는 행정 절차인데, 사실 장학금 수혜와 관계없이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면 서류 처리할 일들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나의 경우 이 부분은 장학금 수혜자들 간의 채팅방에서 얻은 조언을 통해 조금 더 간편하게 처리할 수 있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의 경제적 지원외에도 해당 장학금 통해 얻을 수 있는 동료들, 그리고 문화적 다양성의 경험이 진정 이 장학금이 가지고 있는 대체불가능한 장점이라 생각한다. 또한 해당 장학금은 나에게 석사 과정에 이어 박사과정을 시작하는데 학문적 정신적 발판이 되어주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이라는 타이틀이 현지에서 공부할 때 가끔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지만, 가끔 공부가 힘들고, 자신이 작게 느껴질 때, 어려움을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만들어주고 나에게 자부심을 느끼게 해줄 수 있었다는 점도 풀브라이트 장학생 지원을 추천하는 이유이다.
미국 유학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에게 풀브라이트 장학금이 내가 경험한 바와 같이 큰 도움이 되길 바라고,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