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 (Jieun Lee)
2022 Graduate Student Program
Johns Hopkins University, Epidemiology (MA)
1. 소개
제 인생에서 행복했던 순간들을 꼽으라 하면 그 중에는 당연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통한 이 년의 석사 유학 생활이 있습니다. 저는 2022년 대학원 장학 프로그램에 합격하여 Fulbright 장학금을 받으며 Johns Hopkins Bloomberg School of Public Health에서 Epidemiology (역학)을 전공으로 석사를 한 이지은입니다.
2.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인해 만날 수 있었던 소중한 사람들
한국에는 여러 훌륭한 장학금들이 있지만 풀브라이트 장학금만큼 전 세계적으로 명망 높은 장학금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한 나라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운영되는 재단인 만큼 풀브라이트 장학생이라고 하면 누구나 인정해주는 분위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한 학교에서 석사를 하다 보면 그 학교 학생들 위주로만 만나게 되는데, 풀브라이트 네트워킹을 적극 이용하면 다른 학교의 다양한 인재들을 만날 기회를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학 2년 차에 Atlanta에서 진행된 풀브라이트 enrichment seminar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통해서 전 세계 국가에서 온 다양한 전공들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서로 다른 문화와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한 마음으로 모여 한 주제에 대해서 여러 가지 의견을 공유하는 순간이 저에게는 소중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가 있던 메릴랜드 주 주변에서 공부하고 있던 한국 풀브라이트 학생들은 저에게 큰 심리적 서포트가 되었습니다. 타국에서 공부를 한다는 게 심리적으로 부담이 되기 쉬운데 같은 절차를 통해서 같은 시기에 비슷한 위치로 온 한국 풀브라이트 분들을 통해 마음의 안정감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3. 풀브라이트 장학금 준비 절차
풀브라이트 장학금 준비 절차는 보통의 대학원 장학금 준비 절차와 거의 동일 하였기 때문에 그 예행 연습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했습니다. 특히 풀브라이트 장학금 준비를 위해 Statement of purpose, Personal statement 등 저의 에세이를 수도 없이 읽어보고 고치고 했던 경험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사실 Epidemiology 라는 분야가 한국에서 아주 흔하게 볼 수 있는 전공은 아니어서 이와 관련되어 상대적으로 더 깊게 연구된 미국에서 공부를 이어 나가고 싶어하는 저의 소망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담을 수 있을지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서류에 합격하고 이후 면접에 합격한 후 얻은 풀브라이트 장학금 합격이라는 순간의 희열을 아직도 잊을 수 없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 준비 절차는 쉽지 않았지만, 준비하는 순간 그 자체로서 저는 많이 성장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4. 볼티모어 (Baltimore) 와 존스 홉킨스 (Johns Hopkins University)
볼티모어라는 도시에 처음 도착했을 때는 두려웠습니다. 워낙 치안이 좋지 않고 범죄율이 높은 도시로 악명 높은 곳이라서 그런지 더 두려웠던 거 같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것들 몇 가지만 지키면 꽤 안전하게 생활하실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통 한국에서는 새벽에 걸어 다녀도 위험하다고 인식되지 않지만, 볼티모어는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을 강력하게 추천합니다. 위험하다고 인식되는 구간은 학교에서 지원하는 셔틀이나 차, 택시를 타고 다니거나 최대한 친구들과 함께 다니면 괜찮았습니다. 특히 제가 공부했던 medical campus에 포함된 의대와 보건대 제외하고 대부분의 전공들이 밀집해 있는 Homewood campus에서 공부하시면 덜 위험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괜찮습니다. 그리고 볼티모어 주변에 Ellicott city라는 한인 타운이 있는데 그 곳에서 웬만한 한국 음식들을 쉽게 접하실 수 있으니 악명에 비해 굉장히 살기 좋은 도시입니다. 주변에 Washington DC, NYC 등 대도시 들이 근접하게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가볍게 여행 다니기도 좋은 곳입니다. 도시가 주는 위협감이 있어서 존스 홉킨스를 고민하시는 분들이 계신다면 걱정을 조금 더셔도 될 거 같다고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볼티모어는 지금은 미국의 그 어느 도시보다도 제가 사랑하는 도시가 됐습니다. 그 곳에서 만나 함께 수업을 들으면서 고생했던 다양한 국적의 석사생들, 다양한 전공의 한인 친구들, 대가 없이 친절하게 많은 유용한 정보를 공유해 주시던 박사생들, 누구보다 제가 석사 생활을 하는 데에 도움을 주셨던 지도 교수님들, 모두를 추억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특히 보건이라는 분야에서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고 있는 존스 홉킨스에서 공부할 수 있는 모든 순간이 영광이었습니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교수님들을 실제로 뵈었던 순간들, 유명한 논문과 프로젝트들에 참여한 교수님들의 세미나를 들었던 순간들, 관련 분야 최고의 교수님들과 학생들과 함께 프로젝트에 참여할 수 있었던 순간들이 모두 저에게는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석사 이 년 동안 행복한 순간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5. 미래의 풀브라이트 장학생 분들께
많은 분들이 다양한 이유로 유학을 고민하고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기회가 된다면, 특히 풀브라이트 장학금의 도움으로 유학 경험을 하시기를 강력하게 추천 드립니다. 한국에서의 삶도 소중하고 아름답지만 유학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는 경험들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인터넷으로는 접할 수 없는 생생한 타국의 행태와 경험에 대해서 직접적으로 들을 수 있는 훌륭한 기회입니다. 저 자신 또한 유학을 통해서 많이 성장한 것 같습니다. 영어 실력을 키웠고, 좋은 친구들을 만났고, 외국에서 자립하는 법을 배웠으며 학문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풀브라이트가 없었다면 이렇게 수월하게 석사 생활을 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풀브라이트 합격하신 분들 중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이 있다면, 각 국의 풀브라이트 동기들이나 알럼나이를 만나고 네트워킹 할 기회가 있다면 꼭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생활이 바빠 풀브라이트 관련 행사를 많이 참여하지는 못했는데, 그 부분이 약간 아쉽게 느껴집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이 아니면 경험하기 어려운 기회들이 많다고 생각하니 꼭 장학생으로 서의 혜택을 누리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