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지혜 (Ji Hyea Hwang)
2014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University of Illinois Urbana-Champaign, Comparative Literature (PhD)
풀브라이트 대학원 장학금은 비교문학 연구를 하는 저에게 많은 기회와 도움을 주었습니다. 학문을 통해 이루는 문화교류, 상호이해, 그리고 협력을 강조하는 풀브라이트 재단의 비전은 제가 연구를 통해서 이루고자 하는 것과 비슷한 점이 많았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생으로 선발이 되어서 박사과정에 지원할 때, 저와 비슷한 꿈을 가진 풀브라이트 장학생 동기들과 서로를 응원하고 지지하면서 정보도 나누었고, 또 앞으로의 연구계획을 공유하면서 다양한 방식의 연구에 대해서도 배우게 되었습니다.
2014년 일리노이대학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면서 캠퍼스 풀브라이터 커뮤니티에 가입하였습니다. 세계 각국에서 온 풀브라이터들 (풀브라이트 교환교수,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 참여 경험이 있는 교수 및 박사과정 학생들, 그리고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통해 유학 중인 대학원생들)이 모인 커뮤니티에서 생각지 못한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이 따뜻하게 맞이해준 덕분에 캠퍼스 생활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입학한 동기들과 만나서 캠퍼스 맛집 탐방을 다니는 것도 즐거웠고, 기존 커뮤니티 멤버들과 만나서 대학원생 생활에 대한 조언을 얻는 것 또한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모두들 각자의 연구를 하느라 바쁘게 살아갔지만, 조금씩 시간을 내서 때로는 서로의 명절을 챙겨주거나 다 같이 미국 문화를 체험하기도 하고, 다양한 형태의 문화교류를 하곤 했습니다. 날씨가 좋을 때는 각자 나라의 음식을 준비해와서 공원에서 potluck을 즐기거나 공놀이를 하는 등 함께 틈틈이 추억을 쌓아갔고, 서로에게 친구이자 가족이 되어줬던 풀브라이터들 덕분에 보람차고 즐거운 대학원생활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같은 비전을 공유하는 일리노이대학 풀브라이터들과 함께 단순히 서로의 문화를 소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 이러한 교류를 통해서 무엇을 이뤄낼 수 있는지에 대한 끝없는 고민을 하고 또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제 연구의 목적과 의미에 대해서도 많이 고민해볼 수 있었습니다. 또한 풀브라이터 커뮤니티 멤버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다양한 모임을 가지면서 이런 값진 교류를 좀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고 싶었기에 보드멤버가 되어 활발하게 캠퍼스에서 문화교류 전시회나 공연도 주최하고, 다양한 토론의 장도 마련하였습니다. 이런 시간들은 사람들이 갖고 있던 편견이나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고, 무엇보다 사회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터 친구들과 캠퍼스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면서 지역사회에는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으로 유학을 온 학생들인 만큼, 주변 커뮤니티와의 교류도 필요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주변 초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이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는 특별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지원자들은 돌아가며 학교를 방문해 각자 나라의 문화에 대해 소개를 하고, 학생들이 참여하기 쉬운 액티비티를 다양하게 준비해서 놀이를 통해 문화를 배워가는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한국 문화 수업 때는 하회탈 만들기와 젓가락 사용법 배우기를 준비해갔는데, 몇 명의 한국 학생들이 신나게 돌아다니며 친구들에게 시범을 보이는 모습을 보며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수업들은 일리노이주를 한 번도 벗어난 적이 없는 학생들에게는 새로운 세상을 알려줄 수 있는 기회가 되었고, 무엇보다 그들이 학교에서 마주치는 다양한 외국인 학생들의 문화적 배경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한 풀브라이터들은 제 학업과 연구, 그리고 티칭에도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예를 들어 3년차부터는 비교문학 강의를 맡아서 가르치게 되었는데,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화권의 전래동화를 소개해주는 부분에서 풀브라이터들에게 도움을 받게 되었습니다. 이집트, 그리스, 인도네시아 등 다양한 나라의 풀브라이터들을 초대해서 guest lecture를 부탁하였고, 덕분에 각 문화권에서 전래동화가 어떤 역할을 갖는지, 현대 문화에는 어떤 영향을 주는지 등에 대한 견해와 경험담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또한, 풀브라이터들과의 다양한 협력을 통해 학제간 연구 (interdisciplinary)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이들을 포함한 캠퍼스에 있는 여러 분야의 연구자들을 모아 스터디 그룹을 만들기도 하였습니다. 이미 수년간 많은 풀브라이터들과 함께 다양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킨 경험이 있었기에 자신감을 갖고 스터디를 추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후 다양한 활동을 할 때에도 이렇게 조금씩 쌓아간 노하우와 경험 덕분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었고, 스케일을 점점 키워나가며 직접 컨퍼런스를 기획하고 추진하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시킬 수 있었습니다.
저는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통해서 만난 수많은 소중한 인연들, 그리고 그들과 함께한 경험 덕분에 박사과정 내내 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풀브라이트를 추천하는 이유는 대학원 장학금 프로그램을 통해 단순히 금전적 혜택뿐만이 아닌, 다양한 기회와 경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물론 풀브라이트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혜택들도 아주 큰 힘이 되었고, 무엇보다 첫 2년간 풀브라이트에서 제공한 stipend 덕분에 TA나 RA 업무에 대한 부담 없이 비교적 여유롭게 대학원생활에 적응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뿐만 아니라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받는 동안은 학과 지원을 받지 않았기에 박사논문을 쓰는 동안 학과 fellowship을 2년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게다가 올 여름 박사과정을 마치고 귀국을 할 때에는 covid-19으로 인해 여러가지 불편함과 어려움이 많았는데, 풀브라이트에서 귀국 항공권과 이사비용을 지원해주는 덕분에 많은 걱정을 덜 수 있었습니다.
올 가을 유학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풀브라이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보통 캠퍼스 내 풀브라이트 커뮤니티뿐만 아니라 미국 곳곳에 있는 지역 풀브라이트 커뮤니티들이 있고, IIE에서 직접 주최하는 다양한 모임들도 있기에 유학생활을 하는 동안 전 세계에서 모인 풀브라이터들과 교류를 할 기회가 생각보다 자주 생길거라 생각됩니다. 제가 그랬듯이 이러한 네트워크를 통해 든든한 선후배와 친구들을 많이 만나길 바라며, 새로운 출발을 하는 분들께 응원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