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g Hoon Lee

이동훈 (Dong Hoon Lee)
2018 Fulbright Graduate Student Program
University of Washington, Public Health (PhD)

 

북한인권 NGO에서 인턴으로 활동하면서 만난 미국인 풀브라이터를 통해 풀브라이트 장학금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당시 박사생이있던 친구는 현지 조사 차 한국에 방문하였는데, 지내는 동안 지역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제가 일하던 단체의 문을 두드렸던 것입니다. 이를 계기로 청소년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영어 교사로 성실히 활동하는 친구의 모습을 보면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대한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제가 보건학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하였을 때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지원하고 도전해 보는 것이 저에겐 당연하면서도 뜻깊은 일로 다가왔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외국인 학생에게 펀딩의 기회가 비교적 제한적인 보건대학원 박사 프로그램의 어드미션 과정에서 있을 제약을 줄이고자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지원하였습니다.

저의 풀브라이트 준비 과정을 돌이켜보면 자기소개서와 연구계획서, 그리고 면접을 준비하는 일들에서 크고 작은 어려움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연구 분야에 대해 체계적인 관심을 두지 못한 채 열정만으로 연구계획서를 써 내려했을 때 많은 스트레스를 겪으면서 장학금 지원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습니다. 감사하게도 주변분들의 격려와 도움으로 그 과정을 잘 견뎌냈고 자연스레 연구자로서의 첫발을 띄는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 되었습니다. 결국, 지원 분야와 연구 주제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 주로 오갔던 면접에서 그간의 고민을 통해 정리된 생각들을 차분하게 표현할 수 있었습니다.

저의 풀브라이트 첫 여정은 IIE의 지원을 받아 워싱턴 대학교 어학당에서 운영하는 대학원 예비과정 프로그램에서 출발하였습니다. 미국에서 생활했던 경험이 없던 저로서는 이곳 대학원의 교육 방식을 미리 체험할 수 있었던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무엇보다 같이 수학했던 다른 국가 출신의 풀브라이터들과 교류함으로써 풀브라이트 아래 하나되는 연대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더욱이 학기 시작 후 박사 과정 풀브라이터 여럿과 함께 정기적으로 만나 대화하면서 저와는 다른 생각과 관점들에도 열린 태도를 갖게 되었습니다.

코스웍과 박사 과정 초반 치뤄야하는 주요 시험들을 준비할 때 풀브라이트 장학금 덕분에 조교의 의무에서 벗어나 그것들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졸업을 앞두고 학과 박사과정 어드미션 커미티에 참여하게 되었을 때 미리 펀딩을 확보한 지원자 (특히 외국인의 경우)가 경합 과정에서 더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을 본 후,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대해 잊고 있던 고마움이 새삼 다시 떠올랐습니다 . 물론 제가 위에서 언급한 부분들은 풀브라이트 장학금 외에도 국내의 다른 장학재단을 통해 동일하게 얻을 수 있는 혜택들 일 것입니다. 하지만 풀브라이트가 이들과 구분되는 점은 졸업 후에도IIE와 대사관을 통해 전세계에 퍼진 동문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기회의 장이 주어지는 것입니다. 이것이 많은 풀브라이트 동문들이 각 사회에 기여하는 리더들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풀브라이터로서 맞이했던 미국에서의 유학 경험은 단순히 보건학에 대한 이해의 깊이를 더해주는데만 그치지 않았습니다. 유학 기간 동안 다양한 국가와 문화권에서 온 풀브라이터들과 소통하고 교류하는 시간을 통해 세상을 보다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과 문화적 감수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미국 유학을 꿈꾸는 분이라면 꼭 한번 풀브라이트 장학 프로그램에 도전해보실 것을 권합니다.